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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속 세균이 내 기분을 조종한다? 장-뇌 축의 비밀

by hee86 2025. 9. 5.

“장은 제2의 뇌다”라는 말, 사실일까? 장 속 세균은 세로토닌 분비를 조절하며 우리의 기분과 정신 건강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장-뇌 축의 비밀과 장내 미생물 관리법을 통해 행복한 삶을 지키는 방법을 알아보자.

장 속 세균이 내 기분을 조종한다? 장-뇌 축의 비밀
장 속 세균이 내 기분을 조종한다? 장-뇌 축의 비밀


1.장과 뇌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을까? – 장-뇌 축의 이해

우리는 흔히 뇌를 인체의 중심 제어실이라고 생각한다. 감정, 사고, 기억, 행동은 모두 뇌에서 비롯된다고 배운다. 하지만 최근 의학 연구에서는 뇌만큼이나 중요한 또 다른 기관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 바로 '장'이다.

장은 단순히 음식을 소화하고 영양분을 흡수하는 기관이 아니다. 신체 전체 신경세포의 약 70%가 장에 분포되어 있고, 뇌와 직접 연결된 미주신경을 통해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다. 이러한 장과 뇌의 긴밀한 연결 통로를 "장-뇌-축" 이라고 부른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장내미생물 (마이크로바이옴)이 이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장 속에는 약 100조 개가 넘는 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이 미생물들이 단순히 소화만 돕는 것이 아니라 호르몬 분비, 신경전달물질 생산, 면역 체계 조절까지 담당한다. 즉, 우리가 느끼는 불안, 우울, 스트레스, 행복감 등이 장 속 세균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행복 호르몬 세로토닌, 장에서 만들어진다

정신 건강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세로토닌 이다. 세로토닌은 흔히 ‘행복 호르몬’으로 불리며, 기분을 안정시키고 행복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이다. 놀랍게도 뇌에서 만들어지는 세로토닌은 전체의 10%에 불과하고, 90% 이상이 장에서 합성된다.

이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이 큰 역할을 한다. 특정 유익균은 트립토판 같은 아미노산을 분해해 세로토닌 생성에 필요한 물질을 공급하고, 장 점막과 신경을 통해 뇌로 신호를 전달한다. 따라서 장내 미생물 균형이 깨지면 세로토닌 분비가 원활하지 못해, 우울감·불안감이 심해질 수 있다.

실제로 여러 연구에서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우울증, 불안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 사이에 상관성이 있다는 결과가 발표되었다. 예를 들어, 우울증 환자의 장내에는 유익균인 락토바실러스나 비피도박테리움이 부족하다는 사실이 자주 보고된다. 반대로 이 균들을 프로바이오틱스로 섭취했을 때, 기분과 수면 상태가 개선되는 임상 결과도 나타나고 있다.

즉, 우리가 흔히 정신 질환은 뇌에서만 비롯된다고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장의 건강 상태가 뇌의 화학적 균형을 크게 좌우한다는 것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는 셈이다.

3.장내 미생물로 지키는 정신 건강 관리법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하면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고, 나아가 정신 건강까지 지킬 수 있을까? 방법은 생각보다 일상적인 생활 습관에서 찾을 수 있다.

1) 식이섬유 풍부한 식단
장내 유익균은 섬유질을 발효시켜 단쇄지방산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장 점막을 보호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따라서 통곡물, 채소, 과일,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다.

2)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 섭취
프로바이오틱스는 유익균 자체를 섭취하는 것이고, 프리바이오틱스는 유익균의 먹이가 되는 영양소를 말한다. 김치, 된장, 요구르트 같은 발효 식품은 훌륭한 프로바이오틱스 공급원이며, 양파, 마늘, 바나나, 아스파라거스 등은 좋은 프리바이오틱스가 된다.

3)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다하게 분비되면 장내 환경이 쉽게 무너진다. 명상, 운동, 규칙적인 수면은 장내 세균 다양성을 높이는 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4) 불필요한 항생제 사용 줄이기
항생제는 장내 미생물을 무차별적으로 파괴하기 때문에 꼭 필요할 때만 사용해야 한다. 불필요한 항생제 남용은 장내 균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다.

5) 규칙적인 운동
유산소 운동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증가시키고, 항염 효과를 가져와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가벼운 걷기부터 꾸준히 실천해도 충분히 효과를 볼 수 있다.

이처럼 장내 미생물 균형을 잘 관리하면 단순히 소화 건강을 지키는 것을 넘어, 우울감이 줄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장은 제2의 뇌다”라는 말은 단순한 은유가 아니다. 실제로 장과 뇌는 끊임없이 소통하며, 장내 미생물이 우리의 기분과 사고 방식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장 속 세균을 잘 관리하는 것은 곧 정신 건강을 지키는 또 다른 방법이 된다. 음식을 조금 더 신경 쓰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장을 위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간다면 우리는 더욱 행복하고 안정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